습작을 위한 서원
사람의 인위를 거치지 않는 바람같이 자유한 손을 주세요.
오늘 두 다리가 딛고있는 광야를 바라다보며
두근거리던 어린밤들을 기억하게 해주시어
어떤 A로부터 도망하는 것이 아닌
링 위에 선 선수의 절박함으로
새벽안개같은 조용한 마음으로
정면으로 세상을 바라다보는 용기를 주세요.
나태와 망각의 늪에서 헤엄쳐나와
공평하고도 불공평한 이 세계 안에 머물며
잔뜩 푸르고 날 선 도전자의 마음으로
비상으로 준비하되
안빈낙도에 머무르고
시간의 양을 질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도록 붙잡아주세요.
미필적고의. 망각을 유도하는
의미없이 채워지는 추상의 어떤 것 한 올 없이
순간을 살아도 숨을 쉬고,
언제나처럼 눈을 뜨고
삶을
느낌을
공감했던
간직하고싶은
소중한 것을
진정성을
때로는 잊고싶은것도.
시간에게 물어버리려는 무책임의 여지없이.
지속적으로.
용감하게
꿋꿋하게
온 맘을 담아
전하는
프레임 안에 살아있는 텍스트를.
무엇보다 공감어린 웃음을.
말하지 않고 먼저 긋는 담대한 한 장을 허락하시고
학창시절, 먼 미래의 나에게서 전해진 메세지를 늘 기억하여.
단 하나가 채워져가는 온전함을 갈망하며
말들과 같이 새벽부터 밤까지 달려가겠습니다.
이제는 불완전한 완전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사람은 인생의 80%를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살고있다던데. ALomo lc-a/kodak100/2005 summer
그저 부럽기만하던 그 착한 구석이, 생산성 있는 과로로 자라나서
내 손으로 더듬어 짚어 새로이 발견해내는 구도자의 지혜를 주세요.
한 프레임의 순간 온전한 눈과 따뜻한 손과 멀쩡한 오감.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다듯한 공간.
오늘까지 살게 한 사랑스러운 나의 레몬타임씨들과
환경을 잊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기만을 원하였사오나.
만에 하나 두려워하던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전 재산을 털어 보물이 묻힌 땅을 산 농부를 생각하게 하시고
이 순간을 흘러간 시간이라고 말해버리지 않도록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주세요.
내일도 없이 죽음은 두렵지 않사오나,
세계를 알기 이전 아직 저는 저를 모르는 듯 하오니 저를 알기 원합니다.
당신의 비전을 지금도 원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저를 제가 알기 원합니다.
재능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지고 가야 할 십자가라 말했던 누군가처럼.
가장 나다운 나답게. 눈의 빛을 걸고.
그렇게 살아있는.
당신의 정다운 몽당연필이 되기를 원합니다.
당신이 내일 오신다면,
한 그루의 레몬타임을 심으며
정직히 온전한 오늘을
부디 마지막으로
가장 새롭게 살다 돌아갔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지나온 어제의,
지금도 움직이고있는 내일의 시간이.
그리고 지구가 말하게 하겠습니다.
스물 세엣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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