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선택의 십계명
직업선택의 십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 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 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거 창고등학교의 교정 한 켠에 게시되어 있는 ‘직업 선택의 십계’이다. 이 십계명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거창고등학교 교정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필자는 약 14년 전에 이 십계명과 처음 조우하였는데, 그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월급이 가장 적은 쪽을 택하라.’ 제1계명부터 얼마나 놀라운 내용인가.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가르침을 베푸는 이 십계명의 진지함이라니.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도 물론이려니와,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와 같은 문학적 표현이 던져주는 교훈 또한 사뭇 몸을 떨게 만들지 아니하는가.
하 지만, 필자가 가장 충격을 받은 대목은 바로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 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으니 그리로 가라’라는 계명이다.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반대하는 곳으로 가라니? 그렇다면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란 도대체 누구인가? 그들은 자식이나 배우자의 인간다운 앞길을 가로막는 암초라는 말인가?
물 론 이 십계명이 그처럼 가족 부정적 가치관을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 계명은 가족적 이기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공동체의 광활한 들판에서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는 교훈이리라. 자기 자신과 제 가족밖에 모르는, 이웃과 사회와 국가와 민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한낱 개체가 되지 말라는 가르침이리라. 나아가 ‘내가 잠든 동안에도 경쟁자들은 공부하고 있다’식의 급훈이 내걸린 우리네 학교의 비교육성을 준엄하게 꾸짖는 질타이리라. ● 1998년 8월
출처:정만진 팬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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