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무라카미 하루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살에 가까울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 든지, 손가락이 절대적으로 예쁜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아이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몰론 그런 기호는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 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 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그 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었다는 사실 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 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을 건다든가, 뒤를 밟는다든가 말야."
"하긴 뭘 해. 그러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밝혀보고 싶다. 거기에 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어딘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우디 알 렌의 영화라도 보며, 호텔 바에 들러 칵테일이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와 자게 될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는 벌서15미터 가량으로 좁혀졌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단 30분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습니가?"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보험 권유같지 않을까.

"미안합니다. 이 근처에 혹시 24시간 영업 세탁소가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내 손에 세탁물 주머니조차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대사를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이런 대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설령 믿어 준다 해도, 그녀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 내가 100퍼센트의 여자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남자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
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 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 번 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 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 두 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꽃가게 앞에서,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만한 공기덩어 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기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흰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아직 우표를 붙이지 않은 흰사각 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편지 를 쓴 것이다. 그녀의 눈이 졸린 듯한 것으로봐서, 어쩌면 하룻밤동안 그것 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각 봉투 속에는 그녀에 관한 비밀이 전부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몇 걸음인가 걷고 나서 뒤돌아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혼잡한 사람 들 사이로 사라지고 없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 그녀를 향해 어떻게 말을 걸었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대사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말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 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딘가에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있을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넌 내게 있어서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야" 하고 소년은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모든 것이 모두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그 상대자의 100퍼센트가되고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을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 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 의 연인이라고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바로 결혼 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서쪽과 동쪽으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100퍼센트의 완벽한 연인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할 수 조차 없었다. 그리 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 해 겨울, 두 사람은 그해에 유행한 악성 인플루엔자에 걸려, 몇주일 이나 사경을 헤맨 끝에 옛날 기억들을 몽땅 잃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깨어났을 때 그들의 머리 속은 마치 D.H.로렌스의 소년 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아 하나님, 그들은 진정 확고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우체국에서 속달을 부치거나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연애랑, 85퍼센트의 연애를 경험하기 도 했다.
그렇게 해서 소년은 서른 두살이 되었고, 소녀는 서른 살이 되었다. 시간은 놀라운 속도로나갔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 쿠의 뒤안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똑같은 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 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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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부엌에서


모리스 샌닥.


깊은 밤 부엌에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처럼 주인공 미키의 방에서, 그야말로 난데없이 시작된다. 한참 쿨쿨 자는데 (어쩌면 그는 무언가 사건이 터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잠을 방해하기를(?)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쿵, 쾅쾅, 털썩 또 쾅-하고.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 때 (어쩌면 기다렸다는듯이?) 마치 대부분의 엄마가 아이에게 혼을 낼 때 그러하듯이 꽥- 미키는 소리지른다.

"거기 좀 조용히 해요!"

무지막지한 그 말 칸을 넘기면 미키는 침대에서 떨어지며 한바퀴를 굴러가 이제 바야흐로 판타지로 퐁당 빠져버린다. 미키의 옷이 벗겨지고, 달님을 지나고 엄마아빠 방도 지난다.
옷이 벗겨진다는 것. 그 자유함? 그건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를 구속하고 제약하는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도 될 것 같다. 이제부터 미키가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영웅) 되는 시작인 것이다.
 그리고 미키가 떨어진 곳은?
그곳은 웬 환한 부엌의 그것도 반죽 그릇 안이었다. 곧이어 세 명의 무지막지한 요리사아저씨들이 등장하며 미키가 들어있는 반죽그릇을 휘젓기 시작한다. 아저씨들은 미키를(MIKE) 우유(MILK)로 착각했던 것이다.
미키빵이라도 만들 것 같은 요리사아저씨들은 자신의 일에 열중해 있으면서도 어딘지 멍청해보인다. 이 장면은 익숙한 괴.사(약칭)에서의 괴물들과도 어딘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이 요리사 아저씨들이라는 캐릭터는 미키 또는 동화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 같다. 그 반대급부인 미키는 이 상황에 불만인 듯이 보이지만 또한 가장 큰 위험해 처해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잘못하면 뜨거운 오븐에 들어가 미키빵이 되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참을 불만이던 미키가 화를 내며 자신은 밀크가 아니라 미키라며 뛰어나온다. 그리곤 반죽으로 들어가 마음껏 잡아뜯고 뭉퉁그려서 멋진 비행기를 만들어 타고 날아간다. 요리사아저씨들이 울상이 되어 아침 빵 만들 밀크가 필요하다고 조르자 미키는 아저씨들을 위해 밀키웨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밀크병 속으로 곤두박질친다.(미키가 밀키웨이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장면은 샌닥씨의 동화에서의 절정을의미하는 풀화면이다) 그 안에서 반죽옷이 벗겨지고 다시 알몸이 된 미키는 마냥 신이 난 채 우유를 아저씨들한테 부어준다. 아저씨들도 신이나 밀크를 넣어 섰고 휘젓고 구워 빵을 만들고 덩달아 신이 난 미키는 '꼬끼요우오오!' 히고 외치며 곧장 침대로 미끌어진다. 빵 반죽 하나 없이. 그리고 하품을 하며 잠이든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우리가 아침마다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그래 그래, 다 미키덕분이야.-라며 동화를 끝맺는다.
막 김이 오르려는데, 빵이 한창 익어 가는데, 냄새가 솔솔 풍기는데, 노릇노릇 구워지려는데, 미키가 반죽을 뚫고 나와서 말했어.

-본문 중

이 부분의 운율감이 귀엽게 느껴졌다.
삽화까지 가능한 샌닥아저씨의 이점이 그림동화로서는 작가 자신의 사상과 아이디어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라는)그대로 사용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본이 되었다.
부엌이라는 장소를 판타지의 무대로 삼은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편견일지 모르지만 보통 근대 이후의 우리나라에서의 부엌 기구들을 실용적이긴 하지만 아름답게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이것 또한 문화적 차이이긴 히지만 만일 서양에서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그러한 발상과 상상력을 위해 많은 곳에 눈을 두는 연습의 필요성을 절감한다..(신선한 시각은 항상 요구되는 것이긴 하지만...)
또한 눈에 띄는 부분은 캐릭터라이징을 썩 잘했다라는 것이다. 미키와 그의 전용헬기, 그리고 미키가 입던 옷은 캐릭터화하기에, 그리고 또 그렇게 제조한다면 아이들에게 인기가 일을 것인데 그 이유로는 이 동화 한 편에서 미키라는 아이를 ‘작은영웅화’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페이지에 삽화글에 맞게 아이의 집중도를 높이도록 화면구성을 달리한 것 하지만 아번엔 괴.사 보다 만화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마치 레이먼드 브릭스의 그것처럼) 사용하여 효과를(아이들에게 구체적인 상상력을 불어넣어주는..)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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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어

 눈이 떠지지 않는 아침. 따뜻한 이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문득 티비에서 현미경으로 이불 속 진드기등의 벌레를 보여주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갑자기 숨이 텁 막히고 눈이 훅 떠진다. 이 책을 읽고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 어느 라디오 디제이는 방송의 끝말에 항상 "행복하세요." 라는 맨트를 남겼었다,  어딘지 허약하고 달큰한 그 인사말(목소리)이 마음에 들었던 본인은 그것의 오마주로  "행복해버리기"라고, 처음엔 수동으로다가. 근래엔 능동으로다가..라며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날리곤 했었다. 그정도로 스스로 행복을 가장 먼저 추구하며 살아왔다 생각했다.
 작년 서점에서 지나치며 보았던 이 책은 표지디자인부터 맘에 들지않았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자기개발서적들이 번역되고 있는지 그래서 보통은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원두령님이 추천하지 않으셨으면 본인도 이 책을 다시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 오랜 고질병들도.  

 샤하르씨가 쓴 이 책의 각 챕터엔 트레이닝 페이지가 따로 있고, 중간중간 뜸뜸히 생각할만한 질문들이 뎐져진다.
그러나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지자 '이사람이 제시한 것들이 과연 경험에서 나온걸까. 매일매일?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말만 그럴듯한 건 아닐까'하고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가 제시한 트레이닝 파트들은 대부분 책머리에 언급했듯 부분적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고 또 어떤 것은 미처 (감히)거기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 문장 자체가 어딘지 익숙한 필체여서인지 재미있게 읽어갔다.
결국 책의 중반즘부터는, 밥먹고 이 "HAPPY"함이라는 현상과 조건에 대해 깊이깊이 고찰하고 연구해온, 맛좋고 영양만점에 살도 안찌는 "이상적인 햄버거를 먹기를 추구하는" 트레이너들의 가이드를 따르기로 결심하게됐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지만 하루가 지난 후 출근길에 든 생각은, 적어도 나에게 이 책은 읽기만 해서는 안되는거구나.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는것만으론 73.287%쯤 부족했다. 그들이 제시한 것들을 따르지 않으면 애정어린 덕담정도로 나를 기분이 좋았다는 느낌만 남아버리고 정작 지침들은 잊혀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No pain, no gain이라는 통념에 도전한다는 글에 눈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배부른소크라테스가되고팠던 나의 10대를 돌아보게 되었다. 여전히 나는 변하지 않고, 지금도 자라나고있다고 생각했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꼬집어준 부분을 돌이켜보면 사실 나는 오히려 허무함(10대 중후반) 생산성 없이 즐거움만 추구하려는 마음(..덕분에 현재 본인은 삐급문화가 되어버렸다.), 성취욕(부담과 욕심만) 이 세가지 늪에 차례로 빠져 허우적거렸던 때가 많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심장에 스크래치가....) 특히 요즘은 부담과 욕심때문에 맘만 분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고백하노라면 계속 그래왔다.)

... 좋은 환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가치있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목표를 향해 갈 때 더욱 행복해진다  -데이빗 마이어스& 에드디니

그것이 예전에는 "이 업"이 나의 목표였고 지금은 "훌륭한 사람"이 되고팠기 때문이라는 것(그러면서 지금에 가만히 있었던)을 알게됐다. 성취주의적이고, 지금 나 좋은것만 하고, 분주하고, 막 그래왔던 오랜 악습을 고치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다. 하지만 책에 제시된 지금 간단히 할 수있는 로버트 에먼스와 마이크메켈로씨의 하루 다섯가지 감사일기도 하루하루 쓰고있고, 행복명상하기도 가끔하게 되었다. 문장 완성하기도 뜸뜸히 하고있다. 하루하루 감사할 것들이 행복한 사건들이 정말로 이제보다 많아지고 있다.

그가 말하는 맛도 좋고
영양만점의 "이상적인 햄버거"는. 몰입과 절정에 대한 연구에서도 증명된다. 우리 자신이 느끼는 몰입과 절정의 수행(최고의 능력이 발휘되는것)이 어떻게 함께 일어날지.
몰입을 경험하는 가능성을 높이려면 대상 과제가 쉽지도, 여렵지도 않아야 한다. 그 원칙은 시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짐을 내려놓고 단순해져야 한다고.

시간압박을 느낄 때 더 창의적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아마빌.

나는 어느부분에서단순할 수 있는가.
무엇을 포기할까.
인터넷. 티비시청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no 라고 말할 수 있는데 yes라고말하는가

그 밖에
행복해지는 명상법
-조용한 장소. 지하철이나 택시 안도 상관 없다. 앉아서 등과 목을 똑바로 펴고 복식호흡을 한다. 맘으로 몸의 구석구석을 탐지한다. 특별한 부위가 긴장하고 있다면 그곳으로 숨을 불어넣어 편안하게 한다. 적어도 5분에서 20분. 긍정적인 감정에 촛점을 맞춘다. 규칙적으로 해준다.

궁극적 가치를 지닌 happy.
이 세상의 금덩이를 모두 준대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문장완성하기
-만약 내 삶에 5%를더 자각한다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5%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만약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좀 더 노력한다면...
-만약 내가 5% 더 성실한 생활을 한다면...
-만약 내가 원할 때 "예"라고 말하고 원하지 않을 때 "아니오"라고 말한다면
-만약 이제부터 행복해지겠다고 마음먹는다면...

행복도표 만들기,
 앞으로 다가올 일주일을 어찌 보내고 싶은지 도표로 만들어보자.

행복촉진제.
 나에게 행복촉진제가 되는 목록을 만들어보자.
 (일반적인 것-가족, 친구들과 시간보내기. 독서등)
 (탐색적인 것-일주일에 한번, 자원봉사하기등)


문장 완성하기
- 사랑하고 있다는 말의 의미는...
-더 나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더 나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서는...
-연인과의 관계에서 5%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평생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알게 된 것은...
-내 욕망(충족)을 채우기 위해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면...
-내 맘을 열고 스스로에게 사랑의 경험을 허락한다면...


문장 완성하기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내가 5% 더행복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만약 내가 다른 이들의 가치관대로 살기를 거부한다면...
-만약 내가 성공한다면...
-만약 나 자신을 존중한다면...
-내가 깨닫기 시작한것은...


등등 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이 있었다.  

불행으로 가는 길은 쉽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그렇지 않다.
궁극적 가치를 위한 삶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 먼저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한다. 일상의 평범한 작은 부분들이 모여서 인생이라는 모자이크가 만들어진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거나 프로젝트등에서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행복해지자.
-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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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Onc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고로 멋졌던 두번째달의 공연 도중 현보님의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다음날 저녁. 나를 위해 버블티와 미뤄왔던 이 영화를 선택했다옹.
 놀랍게도(소문대로) 매진임박이었다. 자리선택의 여유 없이 마지막의 마지막 매우 더올스러운 자리에 앉게되었다. 의외로 좌석배치는 나쁘지 않았다.

 실상 가장 유명했던 단 두어곡만 여기저기서 듣고 갔는데...

 이같은 장르의 영화가 한국에서 관객동원수10만을 우습게 넘긴 이유는, 시즌을 잘 탄것도 있고, 국민적 정서와 맞아 떨어진 잉도 있겠으나 으으.. 그냥 직접 가서 보기를. 현보님이랑 같은 말을 하고있다. ㅋㅋㅋ

 뭔가. 이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하지만 눈번쩍이며 비평하러 간 게 아니어서인지 꼬집을 데 없이 만족했다.  
 누군가와 손 꼭 잡고 가서 봐도 좋지만 혼자 봐도 더욱 좋은 청각적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베드엔딩은 아니지만 소재는 다소 비관적이다.  80여분 내내 후두부에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래서 토냥에게 추천을 망설였는지도.. ㅋ

결국 길은 혼자 걸어간다.-라고 극은 말하고 있었다.



-에서 놀라운 애기도 듣고. 와.. 완전 Buena Vista Social Club같아..
아일랜드. 가보고싶은 나라. 나도 머리 길게 기르고 길거리에서 하모니카랑 아코디언 연주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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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쫒다 달이 된 사람




친애하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44가지 엉뚱한 질문






당신이 만약에 이 책에 있는 여러 글 중에 어떤 것만 골라서 책을 만든다면 어떤 기준으로 글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의 삶을 변화시킨 책 혹은 책의 한 구절이 있는가?

만약에 당신이 삶에 대한 고뇌에 쌓여 있는 바로 그 순간에 어떤 책의 글귀 하나가 당신의 문제를 명쾌히 해결해준다면 당신은 이것을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천사와 악마, 기적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성경도 판타지 문학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톨스토이가 묘사한 모스크바, 폰타네(19세기 말 독일의 사실주의 작가)가 설명한 베를린, 또한 모파상이 그려낸 파리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괴테가 그의 시에서 '너'라고 표현했던 달이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비틀거리며 다녔던 용암과 먼지 덩어리로 가득 찬 바로 그 달이었을까?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전쟁의 공포에 대해 묘사한다고 해서 그들의 무감각증이 치료될 수 있을까?

수천명의 고통이 단 한 사람의 고통보다 더 클까?

1킬로미터의 붉은색 단면이 1미터의 붉은색 단면보다 더 붉게 보일까?

세상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존의 편견을 넘어서서, 하나의 세상 '그 자체'를 제대로 상상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한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닐까?

현실에 다한 우라의 생각이 변한다면 현실 그 자체도 변하는게 아닐까?

당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가?

말을 할 줄도 모르고 아직 생각할 줄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

당신은 '이미' 혹은 '지금'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당신이 시를 '이해했다'고 한다면 그건 진정 무슨 뜻일까?

약 100년, 혹은 200년 뒤의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생각하면서 머리를 흔들고 답답해할 거라고 보는가?

허무주의자들은 왜 모든 것이 덧없다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가?

예수의 모습을 아주 잘 그리는 화가에게 예수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정당할까?

고문으로 끔찍하게 죽은사람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아름다운 음악 혹은 아름다운 시를 통해 묘사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미美의 기준은 객관적인 것일까, 아니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일까? 혹은 이 질문 자체가 우스운 것일까?

두 손바닥을 마주칠 때에, 한 손바닥이 내는 소리는 과연 무엇일까?

컴퍼스의 바늘을 항상 북쪽으로 향하게 하는 건 바늘의 힘일까, 아니면 지구의 힘일까?

만약에 여러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는다면, 그들은 정말 아주 똑같은 것을 읽는 것일까?

독자와 그가 읽고 있는 책 사이의 소통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사람들은 과연 생각하지 않으면서 생각의 힘을 부정할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소설을 쓰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두꺼운 소설을 쓰는 걸까?

'전지전능한 화자'가 아님을 주장하는 그 작가들의 이야기들은 최초에 누가 생각해낸 것일까?

문학적 허구와 거짓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예술이 버리는 것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고상한 예술이 아닐까?

독자가 작가를 이해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작가가 독자를 이해시켜야만 하는 걸까?

'나무'라는 단어가 모세기호나 고딕체, 점자체, 중국의 표의문자로 씌여 있는데 내가 이 글자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전혀 다른사물로 추측하게 되지 않을까?

 만약에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문학평론가들이 해설하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려 했다면, 그는 왜 그것을 직접 말하지 않았을까?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도 읽지 않은 책 속의 주인공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름답고자 하는 욕망은 곧 자신을 미화하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당신은 언젠가 한 번이라도 평균적인 인간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고 이탈리아어가 모두 26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 아닐까?

 당신은 카발라파(숫자와 문자풀이를 중심으로 하는 이론을 주장했던 중세 유대교의 한 종파) 사람들이 가르치듯이, 신이 22개의 알파벳과 10개의 숫자로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이 다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중력은 넘어서서 춤추는 것이 과연 중력 없이도 가능할까?

 도대체 우리 두뇌 속의 어떤 전기화학 작용이 일어나서 생각은 단지 전기화학 작용의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까?

 현실이 꿈을 실현시킨 결과라면 꿈은 무엇을 실현시킨 결과일까?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책들이 존재할까?

 모든 사람들의 삶에 요정이 찾아와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사실을 당신도 알고 있는가?

 당신의 관점에서 볼 때 어려운 것과 쉬운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당신은 이 질문들이 진정 44개인지 세어보았는가, 아니면 그냥 나의 말을 믿은 것인가?




 서문 중 Michael ende.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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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슬프지만 안녕



자유의 감옥

프란츠 카프카와 미하엘 엔데의 시선은 말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일치한다.
 적어도 판타지를 재료로 한 "자유의 감옥"과 "변신" 이 두 단편모음집에서는.
 평범함의(정상적인?) 어떤 것. 예를 들면 피상적인 무엇.-의 여지를 도무지 남겨두지 않는다. "씨를 뿌리고" 언젠가 반드시 "거둔다." 비상한 방식으로.
 예리하고 따뜻한 엔데아찌의 시선을 사랑한다. 그 길을 따라간다. 시인의 시선. 철학자의 시선.
대학시절 박현수교수님이 카프카 책 사라고 말씀하시면서..얼굴 불쌍하게 생기지 않았냐고. 농담하셨던 게 기억난다. 박교수님..;__; 어디, 연락처가...

 

슬프지만 안녕.


 본래 이 책을 선물하려했지만 그냥 내가 갖기로 했다. 평소에 갖고싶던 책 중 하나이기도했지만. 저자인 경신언니의 글은 향기가 있다. 바꿔 말해 이미지를 위한 글이라하면 좋을까. 향기를 위한 향기라 하면 좋을까. 시놉시스나 내레티브라든지 영상화를 위한 얼개같은 느낌이 아닌 이미지 그 자체. 언제나처럼 원 아저씨의 사진과 함께한.
 위험하게도 비슷하다. 경신언니의 글은.
모든 천사는 수위를 꿈꾼다 라던지 지구로의 여행같은 단편영화나, 스노우맨이나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던지 창작욕구를 떨어트리는 기존 여러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 이건 동시대의 감성이니 위험하다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감히ㅋ)비슷하지만 같지 않다는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야.


그나저나 비평은?...시간이 안난다.(변명변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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